68분 2004-02-13 금 4년째 기러기아빠 생활을 해오는 건축설계사 영호. 회사에서는 감이 떨어진다고 점점 밀리는 처지고, 자장면이 없으면 1년 300일의 저녁은 굶어야 하는 외로운 신세다. 그렇다고 기러기 동지인 회사 동료 중기처럼 사교성 좋아 여기저기 잘 어울리지 도 못한다. 세상 모든 이들이 크리스마스 분위기에 흠뻑 빠진 저녁, 그런 영호에게 첫사랑의 연인인 효진이 등장한다. 짝사랑으로 그저 맘만 졸이고 표현한번 제대로 못해봤던 그녀를 8년이 지난 크 리스마스 이브, 거짓말처럼 우연히만나게 된 것이다. 효진은 여전히 아름답고 또 소아과 의사가 되었단다. 한편, 영호는 평 소 배도 가끔 아프고 해, 그 핑계로 효진의 병원을 찾아간다. 그 날부터 두 사람의 만남이 이어진다. 영호는 그녀가 아직 결혼도 안하고, 자신이 은밀히 건넸던 카 드를 지금까지 소중히 간직한다는 말에 내심 '혹시 그녀가 나 에게 맘이 있는가'하고 오해한다. 딸 민지의 아빠로서, 집안의 가장으로서 다가오는 효진이 좋기도 하고 갈등도 되는 영호. 하지만 너무 외로운 영호는 본의 아니게 효진과 가까이 지낸다. 한편, 활기찬 기분으로 새해 첫 출근을 한 영호에게 지난번 효 진의 권유로 받았던 건강검진 결과를 알리는 전화가 걸려온다. 정밀검사가 필요할 만큼 그동안의 기러기 생활로 건강이 안 좋 아진 것이다. 평소처럼 민지에게 보낼 영어동화책도 열심히 그 리고 모델하우스 공사도 더 열심히 하고 운동도 더 열심히 하 지만 결국 영호는 생사의 기로에 선 위험한 수술을 받아야 한다. 고민 끝에 영호는 가족에게는 이 사실을 알리지도 않은 채 수술 대에 오르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