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누이 둘이서 살고 있는 집. 두 사람은 늘 같은 침대에서 눈을 뜬다. 오늘도 벽에 나타난 벌레를 죽이고 날짜를 써넣는 남동생. 소설가인 누나 나유키. 어린 날의 상처로 현실에 적응을 못하고 고독 속에 맴도는 남동생에게 사랑하는 소녀가 나타나지만 여의치가 않다. 마음으로 느끼는 거부와 두려움으로 사람을 가까이 하지 못하는 탓이다. 또한 어린 날의 상처로 그 고통을 이기기 위한 방편으로 소설을 써 가는 그녀. 마치 마지막 소설이라도 완성한 것처럼 가벼운 듯 보이지만 그녀는 실상 아무런 고통으로부터도 벗어나지 못한다. 어린 날 두 남매 앞에 어디선가 나타난 아버지로부터 성적인 고통을 받는 누나, 동생은 이런 시간들을 참고 기다려야 했다. 그런 어느 날 격정적인 감정의 분출은 두 사람에게 감춰진 고통으로 남아 삶의 굴레를 맴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