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스크 지방 두 집안의 60년 동안의 원한과 적대, 애증 관계를 그린 훌리오 메뎀의 장편 데뷔작. 1875년부터 스페인 내전이 끝나는 1936년까지 3대에 걸친 갈등이 ‘겁쟁이 장작패기꾼’(1875), ‘도끼’(1905), ‘불 밝혀진 구덩이’(1915), ‘숲 속의 전쟁’(1936)이라는 4개의 에피소드를 통해 펼쳐진다. 1875년 카를로스 전쟁 중, 마누엘 이리히벨은 친구이자 장작패기 대회 라이벌인 카르멜로 멘딜루세가 총의 맞아죽자 그의 피를 몸에 바르고 시체로 위장하여 목숨을 건진다. 도망치던 그는 커다란 소의 공허한 검은 눈과 마주친다. 타르코스프키나 테렌스 멜릭의 작품에 비견된다는 평가와 함께 여러 영화제에서 수상하며, 훌리오 메뎀을 카를로스 사우라나 페드로 알모도바르에 버금가는 작가 반열에 올려놓은 놀라운 데뷔작. 메뎀의 몽환적이고 초현실적인 스타일이 탁월한 촬영과 음악, 빼어난 연기와 어우러진 아름답고 매혹적인 영화.